내맘같은

침묵에게 / 이해인

그리운건 너 2006. 4. 23. 11:50

침묵에게 / 이해인

 

내가 행복할 때에도
내가 서러울 때에도
그윽한 눈길로
나를 기다리던


바위처럼 한결같은 네가
답답하고 지루해서
일부러 외면하고
비켜서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돌아와
네 어깨너머로 보이는
저 하늘이
처음 본 듯 푸르구나

너의 든든한 팔에 안겨
소금처럼 썩지 않는
한 마디의 말을 찾고 싶다

언젠가는 네 품에서
영원한 잠을 자고 싶다
침묵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