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건 너
2006. 4. 26. 15:01
洛東江
저물녘 나는 洛東江에 나가 보았다, 흰 옷자락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오래 오래 정든 하늘과 물소리도 따라가고 있었다 그 때, 강은 눈앞에만 흐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비로소 내 이마 위로도 소리 없이 흐르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어느 날의 身熱처럼 뜨겁게,
어둠이 강의 끝 부분을 지우면서 내가 서 있는 자리까지 번져오고 있었다 없는 것이 너무 많아서 아버지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낡은 木船을 손질하다가 어느 날 아버지는 내게 그물 한 장을 주셨다
그러나 그물을 빠져 달아난 한 뼘 미끄러운 힘으로 지느러미 흔들며 헤엄치는 銀魚떼들 나는 놓치고, 내 살아온 만큼 저물어 가는 외로운 세상의 江岸에서 문득 피가 따뜻해지는 손을 펼치면 빈 손바닥에 살아 출렁이는 강물
아아 나는 아버지가 모랫벌에 찍어 놓은 발자국이었다, 홀로 서서 생각했을 때 내 눈물 웅얼웅얼 모두 모여 흐르는 洛東江, 그 맑은 마지막 물빛으로 남아 타오르고 싶었다
-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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