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같은

겨울 갈대 / 박미숙

그리운건 너 2006. 11. 10. 01:10

겨울 갈대 / 박미숙



 


제 설움으로
하얗게 세어버린 머리칼들을
빗어 올리지 못하고
자꾸만
아래로 처박고 있는 것이



밀쳐지고 찔려가며 받은 상처
깊은 속내의 울음소리
들어주지 못하는 저 바람의
무심함 때문만은 아닙니다



위태로운 모습으로 돌아눕다
다시 또 돌아 서 보아도
끝끝내 떠나지 못할 목숨 하나
저당 잡힌 곳



훑고 지나가는 바람에 베인
내 가슴이 아프다
차라리 핑계삼아 엎어져 버리면



사는 동안을
내내 선 채로 웅웅대다 지쳐버린
이 비음(悲音)의 속울음을 들어 줄 수
있을 것만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