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같은
단순한 것이 그립다 / 권현형
그리운건 너
2007. 7. 19. 00:56
단순한 것이 그립다 / 권현형
비 온 다음날
튜울립 화분 두 개를 사다 놓았다
처음엔 시골서 전학 온 아이처럼
입을 꼭 다물고 서 있더니
베란다 한 켠에 맨숭맨숭 말똥말똥 서 있더니만
햇살이 목덜미라도 간지럽히는지
바람이 이마에 알밤이라도 한 대 먹이고 지나가는지
제법 이마를 서로 맞부딪쳐보기도 하고
입을 쩍쩍 벌리기도 하고
저희들끼리 장난질이 늘어간다
유년 시절 나의 화첩에 유일하게 그려 놓았던
꽃,복잡하지 않고 단순해서 그리기 좋았던
튜울립 두 녀석 우리 집에 한 일주일 다녀갔다
아이들처럼 집안을 들었다 놓았다 하고는
강원도 주문진 출생
1995년 <시와 시학>으로 등단
경희대 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
시집으로 <중독성 슬픔>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