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같은
둥근 것들 / 구광렬
그리운건 너
2011. 6. 9. 00:59
둥근 것들 / 구광렬
모든 둥근 것들은
제 살을 떼 내주고서야 둥글 수 있다.
둥근 우리 할머니의 미소가 그랬고
우리 살고 있는 지구가 그렇다.
아픔은 속으로 삼키고
모가 난 곳은 또 문지르니
어데서 보든 같은 모양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밖에선 속 생채기를 전혀 헤아릴 수 없고
아픔은 늘상 과거였을 뿐
눈물도 캄캄한 밤에나 떨어진다
밤새 나뭇잎에 맺혀지는 둥근 이슬이나
밤새 사랑방 둥근 베개가 축축해지는 것이
그보다 더 둥근 것이 흘리는 눈물이요
그보다 더 둥근 이가 흘리는 눈물 때문이란 걸
모나고 뾰족한 마음으로는 통 알 길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