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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건 너의 Story...♡

살아 있는 날은 / 이해인 본문

내맘같은

살아 있는 날은 / 이해인

그리운건 너 2006. 4. 23. 11:44

살아 있는 날은 / 이해인

 

마른 향내 나는
갈색 연필을 깎아
글을 쓰겠습니다

사각사각 소리나는
연하고 부드러운 연필 글씨를
몇번이고 지우며
다시 쓰는 나의 하루

예리한 칼끝으로 몸을 깎이어도
단정하고 꼿꼿한 한 자루의 연필처럼
정직하게 살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의 살아 있는 연필
어둠 속에도 빛나는 말로
당신이 원하시는 글을 쓰겠습니다

정결한 몸짓으로 일어나는 향내처럼
당신을 위하여
소멸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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