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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건 너의 Story...♡

매주 금요일 프로그램 차 오시는 강사님을 오랜만에 뵙는 듯.. 유쾌하신 모습은 여전하시다.내가 바빴었나.. 그랬구나.. 끝내야 할 일 때문에 몇 주 마음을 못썼었구나..오전 짧은 시간 동안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여유를 챙긴다....금요일... 불금이라나 뭐라나..빗방울이 돋던데 저녁에 비가 굵어지려나.. 장마가 시작되는구나.(언니네 산딸기는 어쩐다지.. 장마전에 다 끝내지면 좋을텐데..)갑자기 '막걸리 한되 사주시소' 요청이 들어온다. 실컷 마실만큼 사달란다.대체적으로 한잔하자던 멘트와 다르게 사달라고 하니..뭐래~~, 뭐 싫진 않다. 이래저래 엎어 치나 메치나.내일 토요일 근무신청을 해놓은 후 곧바로 술 문자가 뒤따라와서는.고민은 되네.. 아직 취소할 시간은 되는데..토욜근무..

몇 해전 다른 분야에서 일하게 되었던 첫 직장에서 만난 쌤들과 아주 오랜만에 만나 잔을 기울였고노래도 한 자락씩 덩실덩실 불렀다. 그동안 단톡방에서 안부를 전하며 서로를 기약하다가만나는 날 저녁까지 근무시간이 무척 길게 느껴졌다.내가 그들을 많이 그리워했구나..고마운 사람들은 오랜 시간 지나서 만나도 반갑고 정스럽다. 달라진 쌤들의 일상과 직장의 이야기들이 무르익는다. 살아가는 이야기가 맛있게 구워진다.고운 얼굴들을 보니 마음이 놓였다. 이런저런 사정들이야 있었겠지만 잘 지내왔구나 싶은 안도감이 편안했다.자녀들의 결혼과 출산을 축복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모습을 응원하는 우리가 좋았다.으쌰으쌰! 서로를 향한 마음이 애틋해서 순간 울컥! 해져 눈이 벌게졌다. '자자 사랑하는 만큼 완 샷!' 너스레를 떨어..

해안 도로 길로 접어들면 쓰레트 지붕이 낮은 집이 있다. 담장 아래에 핀 여름꽃 노란 루드베키아는지나가는 차들이 이끄는 방향으로 길게 이리저리 나부끼고 있었다. 그 모양이 낡은 집과 한눈에 들어와 차를 세웠다.세월의 흔적이 뿌리내린 집이나 길에서 나는 더러 가던 생각을 멈추고 바라본다. 내가 알 수 없는 아니 지나쳐도 될그 이전의 시간으로 돌아가려는 오지랖이다. 사람이 살았다는 것과 남아 있는 것과 사라지는 것에 대한 나의 오지랖의 명분은 충분하다.마음이 그런 것을 어쩌나. 좁은 도로를 빠르게 지나가는 자동차들이 신경 쓰여 오래 머물지는 못했다.노란 꽃이 쓸쓸히 보였는데 꼿꼿하려고 애쓰는 듯 느꼈던 건 그날 내 마음이 그랬었나 보다. 자기 내면의 속 사정이 반영되기 마련이니까. 어떤 날은 '예쁘다', '..

언니네는 하루가 달리 도톰하게 자라는 산딸기를 부지런히 수확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한 이십여 일은 첫사랑이 찾아와도 쳐다볼 겨를 없이 바쁠 때다. 나도 손을 보탤까 싶어 달려갔다.언니 집 아래 저수지에 다다르면 저 멀리서 왈왈 반기는 진돌이 녀석은 참으로 영특하고 듬직하다.'진돌아!' 하고 낭랑하게 불러주면 뚝! 멈추고 근사한 쌍꺼풀눈으로 나를 꾸벅꾸벅 바라본다. 신통방통하지.녀석은 내 음성과 향기를 잊지 않고 있다니 말이야. 고맙지 암만. 울 하늘이 녀석은 또 어떠냐.7년 동안 엄마였던 내가 건강상의 이유로 하루아침에 생이별을 하게 된 냥이 하늘이.'하늘아! 하늘아!' 부르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게 쓰윽 나와 반갑다고 '에용에용' 거린다. 털레털레와서는내 손에 얼굴을 비비고 발라당 누워서 고개를 이리저..

운동 갈 채비를 하고 나선 걸음에 혹시나 엄마가 텃밭에 계실까 해서 갔다가 내 짐작대로 밭에서 작업 중이셔서 내가 도와드릴 건 없다는 것을 알고 그저 곁에서 엄마를 지켜보았다. 바람살이 순하고 포실한 햇살을 받고 일하시는 엄마의 모습에서 내 속이 상하거나하지 않고 엄마가 편안해 보여서 마음이 봄밭에 앉아있는 듯했다.한 줄 남짓 작은 자투리땅을 호미로 개간하고 계셨다. 집에 가서 밥앉혀놔라셨지만 기다렸다가 같이 가려고먼저 자리를 뜨지 않았다. 동네공원 쪽으로 운동을 다녀올까 하던 생각은 잠잠해졌다. 오늘은 엄마옆에서 가만히 바라보고 싶었다. 지루해하거나 동동거리지 않았다. 엄마의 텃밭은 세 곳이었다. 일바지로 입고 계시던 옷을 벗고 신발의 흙을 털어내시던데 엄마는 늘 저기에 앉아서 작업을 일단락 지으셨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