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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건 너의 Story...♡

원태연 /손 끝으로 원을 그려봐 네가 그릴 수 있는 한 크게 그걸 뺀 만큼 널 사랑해(1집1부) 본문

내맘같은

원태연 /손 끝으로 원을 그려봐 네가 그릴 수 있는 한 크게 그걸 뺀 만큼 널 사랑해(1집1부)

그리운건 너 2006. 8. 4. 02:56
제1부 그래서 힘이 듭니다.

더 마시며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밀어넣었다
4분대 채 안 되는 노래 한곡에
미친놈처럼 흔들거리는 나를
부숴버리고 싶었다
아니, 눈물에만 보탬이 되는
잊으려면 잊을 수도 있으나
차마 아까워 그러지 못하는 그 기억들을
부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짜증나는 일을 하다가도 그 애 생각을 하다 보면
벌써 그 일이 끝났었고
언제 어디서 건 즐거웠던 일들을 생각하며
혼자 웃기도 많이 웃었고
집 전화벨을 두 번 이상 울리게 놔두질 않았고
쇼윈도 예쁜 옷을 보면 입혀주고 싶기도 했었고
평범한 행동에도 왠지 특별히 느껴졌었고
나갔다 들어오면 "다녀왔습니다"보다
"전화 온 거 없었어"가 먼저 나왔고
생일이나 의미 있는 날이면
선물 때문에 고민도 많이 됐었고
아주 사소한 일까지 알고 싶어졌었고

시험기간에도 펜만 들면 그 이름이 써졌고
그 가족이나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질투를 느끼기도 했었고
드라마에서 멋진 행동이나 말이 나오면
못 봤었길 바라며 한번 해봐야지 했었고
만나기로 한 날에는 스포츠 신문 오늘의 운세나
영구차를 찾기도 했었고
그 아이를 만나는 일 외에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고
아침에 눈을 뜨면
그 얼굴 먼저 생각이 났고
생각을 했었고

술이라도 한 잔 하는 날이면
몇 년 못 본 놈처럼 보고 싶어 죽을라 그랬었고...
더 예쁘고 더 괜찮은 애들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었고
적당히 나를 꾸며
특별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했었고
섭섭한 행동이나 소리에
별 의미 없이 한 거란 걸 알면서도
친구에게 어떻게 해야 하냐 물으며
없는 고민도 만들어 했었고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그 애의 아버지를
장인어른으로 모시고 싶어했었고
영어 단어 하나 외울 때도
낑낑대는 놈이
사소한 농담까지다 기억하고 있었고
일요일 밤의 대행진보다
둘이 있는 게 더 재미있었고


그랬지
그랬었지
그리곤 안녕이었지
준비할 틈도 없이
추억이 되어버렸지

밀어 넣었던 것만큼 도로 뱉어내고
한숨 한번 쉬고
담배 하나 물고
비틀거리며
사람들 틈 속으로 끼어 들었다
지금 스치는 사람들처럼
이젠 아무런 상관도 없어진
너를 떠올리며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밀리듯 걷고 있다
내일이면
아니 내일까지도 필요 없이
술이 깨면서부터 현실로 돌아오겠지
난 계속 보상 받을 수 없는 그리움을 술로 달래고
넌 그런 나를 가끔씩은 떠올리며
살아가겠지
그러다 보면
우리 얘길
잊고 살 날이 올 거야
언젠가 우리 얘긴
아무도 모르는 일이 되고
그리곤 정말로
안녕이겠지.



제1부 그래서 힘이 듭니다.

친구가 많아 보입니다
약속이 많아 보입니다
할 일이 많아 보입니다
괜히 시간 뺏는 느낌이 들고
한번도 평범하게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나도
친구가 있고 약속이 있고 할 일이 있는데
그 사람 외의 일들은
별 의미도 없고
다음에 해도 되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 다시 만나야 한다면

다시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면
여전히 너를
다시 누군가를 사랑해야 한다면
당연히 너를
다시 누군가를 그리워해야 한다면
망설임 없이 또 너를
허나
다시 누군가와 이별해야 한다면
다시 누군가를 떠나 보내야 한다면
두 번 죽어도 너와는......



상큼할 것 같아요

3시에 전화 하려거든
4시에 하겠다 해 주세요
기다리는 설레임도 좋지만
생각없이 받은 전화에서
당신의 음성이 들려오면
너무너무 상큼할 것 같아요

친구들과 만나려거든
내가 잘 가는 동네에서
약속하세요
한번쯤은 우연히 만나
이건 운명이예요 하고 억지부려
하루종일 쫑알거리며
내 마음 보여주고 싶어요



참 좋겠다

니네 부모님들은 참 좋으시겠다
늦게 들어오면 꾸중하실 수도 있고
성적표 내놓으라고 닥달하실 수 있고
니네 오빠는 참 좋으시겠다
니 방 들락날락 거릴 수도 있고
니 침대에서 담배도 피울 수 있고
니 친구들은 참 좋겠다
목욕탕도 같이 갈 수 있고
놀다가 늦으면 같이 잘 수도 있고
니네 수위아저씨는 참 좋으시겠다
아침 저녁
두 번은 니 얼굴 볼 수 있으니
그래도 제일 부러운 사람은
킥 - 니 친구들이야



웃기지마 안돼

당장
어떻게 시간을 보내라고
못 보여준 예쁜 옷은
어쩌라고
친구들이 네 안부 물으면
모른다 그러라고
다 그렇다치고
아무 죄도 없는 내 마음이
왜 미어져야 돼
이런 걸 감수하고도
헤어지자고



필요 없어진 준비

그대와 헤어지면 흘리려고
많은 눈물을 준비해 두었는데...

그대와 헤어지면 위로받으려고
많은 친구를 만들어 두었는데...

그대와 헤어지면 보내려고
많은 편지를 써 놓았는데...

어쩌면
한 방울 눈물도 없고
만나자는 친구도 피해지고
써 놓았던 편지도 찢어버리고

그야말로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어졌습니다
하고 싶지 않아졌습니다



상사병

처음에는 이쁘게 시작되는 병
조금 심해지면
약간씩 짜증나는 병
거기에 더 발전하면
합병증까지 유발시키는 병
완전히 중증이 되면
속이 새까맣게 타버리는 병
그러나
안 걸리는 것보다
걸려보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르는 병
세월이
약이 되는 병



허튼 물음

눈물이었습니까
등을 보이려던 그때
하얀 눈을 충혈시킨 것은

아쉬움이었습니까
몇 걸음 걷다
멈칫하신 것은

알고 있습니다
다 알고 있습니다
행여라도 돌아오실 일 없으리라는 걸
다 알면서도 묻고 싶습니다
이것으로 마지막인지요
정말로
안녕인지요



태여니 고백

나도 참 웃기는 놈이야
사랑
이별
박사학위 받은 것처럼
글에다 다 옮겨놓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 마음
위로해 주면서
정작 내 그리움 하나
못달래고 있으니
내가 생각해도
난 되게 웃기는 놈이야




이유

이별한 순간부터
눈물이 많아지는 사람은
못 다한 사랑의 안타까움 때문이요
말이 많아지는 사람은
그만큼의 남은 미련 때문이요
많은 친구를 만나려 하는 사람은
정 줄 곳이 필요하기 때문이요
혼자만 있으려 하고
가슴이 아픈 지조차 모르는 사람은
아직도 이별을 실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유

나 밤이면 슬퍼지는 이유는
그대 밤이면 날 그리리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고
나 술 마시면 미어지는 이유는
그대 술 마시다 흘리고 있을 눈물이 아파보여서이고
나 음악을 들으면 눈물 나는 이유는
그대 음악 속의 주인공으로 날 만들어 듣고 있기 때문이고
나 이런 모든 생각 떨쳐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떨쳐버리고 나면 무너질
나를 위해서 입니다



나쁜 엑스

친구놈 여자 친구 선보러 가서
신나게 농담 따먹기 하며
죽자고 웃어대고 있었지
가수 누구는 다리가 짧다
CF 누구는 눈썹만 빼고 다 뜯었다더라
탤런트 누구는 얼굴이 크다
여자 친구가 이렇게 떠들자
친구놈 한다는 소리가
『내가 너 같은 애 때문에
소크라테스를 존경하는 거야, 정신 좀 챙겨』
그러자 귀여운 악센트로
『나쁜 엑스, 이런 기분 처음이야
애정이 식은 거지... 흑...』
......
언제였는지
이런 날이 있었지
우린 더 예쁘게 놀았는데
나쁜 엑스
이런 기분 들게 하다니...



어디가 그렇게 좋아

너는 내 마음 어디가 좋아서
머물러 있는 거니
내 가슴 어느 구석이
그렇게 맘에 들어
머물다 머물다
한 부분이 되었니
너를 버리면
내 가슴 한쪽을 떼어내야 할 정도로

어디가 그렇게 좋은 거니?



인정 미워!

슬퍼도 울지 못하는 것은
울어버리면
너와의 이별을
인정해버리기 때문이요

기뻐도 웃지 못하는 것은
웃어버리면
너 없이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버리기 때문이요

이유없이 시야가 흐려오는 것은
인정할 것 인정하고 살아야 하는 것을
인정해버렸기 때문이야



호 해줘

너 옛날에
나 어디 다치면
호 해줬잖아
니가 호 해주면
다 나았다고 했었고
내 마음 지금
중환자실에 있어
의사 아저씨도 못고치신대
아저씨가 너 부르래
니가 호 해주면 낮는 병이래
나 지금 오늘내일 해
니가 빨리 와서
호 해줘



공약

헤어짐이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떠나버린 님의 마음을
그 전처럼 돌려주겠다고
가슴아픈 이별을 했더라도
하룻밤 아파하다
거짓말처럼 잊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이런 공약을 한다면
이별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몰표를 얻을 수 있을텐데...
정치니 장난이니
투표 안 하고 만다던 나부터도
당장 그 사람 찍어줄텐데...



길들여지기

무언가에 길들여져 있다면
좀처럼 고쳐지기 어렵겠지만
그만큼의 노력을 한다면
가능한 것이나
누군가에게 길들여져 있다면
좀처럼 고쳐지기도 어렵겠지만
사랑한 만큼의 눈물을 흘린 뒤
가능하다 하여도
그땐 이미 그리움에 길들여져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