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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건 너의 Story...♡

어떤 갠 날 / 이면우 본문

내맘같은

어떤 갠 날 / 이면우

그리운건 너 2006. 11. 20. 03:06
  어떤 갠 날
                                     - 이면우




  운전기사 뒷머리 면도자국 파르스름하다
  그는 파란불 켜진 건널목 세 개를 연달아 통과했다.
  
  생의 어떤 날은 구름 한점 없는 하늘 펼쳐지기도 한다.고
  나는 말할 수 있는 나이다 그러나 휴일 외곽도로에서
  텅 빈 버스의 굉장한 속도에 잠시 어리둥절해졌다
  공기 가득 음악 품은 듯 서늘히 저항하는 오전
  지금 이 행운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님을 그러나
  아주 잠깐 새 깨닫도록 된 나이인 것이다.
  
  그렇다 핸들 쥔 저 장갑의 시리도록 흰빛은 이윽고
  땅에 떨어진 목련꽃잎처럼 누렇게 바랠 것이다
  그러나 지금 하늘의 보상처럼 햇빛 공기 속도가
  핏속에 녹아드는 중인 청년에게 나는 소리없이
  띄엄띄엄, 생각나는 대로 말을 건넨다.
  
  행운을 꽉 움켜쥐려 하지 말고
  가볍게, 계속 끌고 가라고
  바로 지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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