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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건 너의 Story...♡

스친다는 것 / 박선희 본문

내맘같은

스친다는 것 / 박선희

그리운건 너 2007. 8. 17. 17:12
스친다는 것 / 박선희


새로 사 온 시집을 넘기다가
종잇날에 손가락을 베었다
살짝 스친 것도 상처가 되어
물기가 스밀 때마다 쓰리고 아프다

가끔은
저 종잇날 같이 얇은 生에도
마음 베이는 날
그 하루, 온통 붉은 빗물이 흐른다

종잇날이 스치고 지나간 흔적처럼
나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은
모두 상처다
나와의 만남도 상처며
나와의 헤어짐도 상처다

무딘 날에 손 베인 적 있던가
무덤덤함에 마음 다친 적 있던가

얇은 것은 상처를 품는다
스친다는 것은 상처를 심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