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그리운건 너의 Story...♡

오동나무는 젖어서 소리한다 / 구재기 본문

내맘같은

오동나무는 젖어서 소리한다 / 구재기

그리운건 너 2007. 8. 24. 12:42

오동나무는 젖어서 소리한다 / 구재기




길가에
커다란 오동나무 한 그루 서 있다
혼자가 아니다
바람과 함께 비에 젖고 있다
바람이 가지 사이를 오고 갈 때
오동꽃에서는 딸랑딸랑 --
젖어 가는 종소리가 난다
빗물이 흘러내리면서
점점 젖어 가는 오동나무의 몸통에서는
흐느끼는 거문고 소리가 난다
그렇다!
오동나무가 살아가는 까닭이다
살아가는 것이란 홀로가 아니다
누군가와 함께 무엇인가에 젖어간다는 것
젖어가면서 소리를 낸다는 것
지어미는 지아비에게, 지아비는 지어미에게
새끼는 새끼대로 에미에게
에미는 에미대로 새끼들에게
아, 사랑하는 너와 나, 서로에게
신나게 젖어가며 울음으로 소리한다는 것

진종일 길가에 서서
커다란 오동나무 한 그루
젖어 가는 모습을 본다
하늘과 땅 사이에서 수없이
소리하는 오동나무 한 그루를 만난다

'내맘같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0) 2007.08.30
솔직히 말하자면  (0) 2007.08.27
절대고독 / 김현승  (0) 2007.08.21
사랑처럼 칼날처럼 / 이규호  (0) 2007.08.20
다시 시작하는 아침  (0) 2007.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