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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건 너의 Story...♡

찬비 내리고 - 편지 1 / 나희덕 본문

내맘같은

찬비 내리고 - 편지 1 / 나희덕

그리운건 너 2007. 9. 14. 06:12

찬비 내리고 - 편지 1 / 나희덕

 

 

 

우리가 후끈 피워냈던 꽃송이들이

어젯밤 찬비에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아프지도 못합니다.

밤새 난간을 타고 흘러내리던

빗방울들이 또한 그러하여

마지막 한 방울이 차마 떨어지지 못하고

공중에 매달려 있습니다.

떨어지기 위해 시들기 위해

아슬하게 저를 매달고 있는 것들은

그 무게의 눈물겨움으로 하여

저리도 눈부신가요

몹시 앓을 듯한 이 예감은

시들기 직전의 꽃들이 내지르는

향기 같은 것인가요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마음껏 향기로울 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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