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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건 너의 Story...♡

형산에서의 일출 본문

마음이닿는걸음

형산에서의 일출

그리운건 너 2012. 10. 3. 12:00

 

 

 

 

 

 

 

 

 

 

 pastel music

artist / Maximilian Hecker,  album / I'll Be A Birgin, I'll Be A Mountain

 

 

 

 

 

 

보현산에서 동행했던 분들에게서 일출을 보러가자는 연락을 받은 후..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 보온병에 커피를 따듯하게 채워 어둑한 길을 나선다..

약속장소에 도착해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니 어둠속에서 빛나는 별들이 그렇게 많을줄이야..

내가 새벽에 깨어있을때 저 많은 별들이 나와 함께 해주었구나.. 하는 생각에 쓸쓸히 보냈던 내 시간에게 미안해지고 별들에게 고마움마저 든다..

다른 빛에..구름속에 가려져 있지만 별들은 제빛으로 반짝이고 있음을 잊고 있었구나.. 내가 나를 가리고 있었을 뿐이었던것을.

별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나 혼자서 중얼거리는 말을 듣고 있던 분들은 새삼스러운듯한 미소짓는다.

그도그럴것이 그 분들은 별들을 사진기에 담으시는 고수들이니 뭐 새삼스러울것이 없었을게다.

 

트럭을 함께 타고 출발.. 차에 올라타고 "오빠~ 달~~려"를 외치고 말았던 나.

아버지같으신 분에게 예의는 아닌 줄 알지만 처음 타 보는 트럭에 오르니 마냥 신이났던 모양이다..

함께 하시는 분들도 그런 내가 재미있어 보이셨고 오빠~라는 말이 듣기 싫지는 않으셨던지 기분좋게 웃음 날려주시던.. 그렇게 출발을 한다.

조금 달리다 또 장난끼가 발동한다.. "제가 처음 트럭을 타게 되었거든요.. 그렇다면 운전하시는 청담님은 제게는 첫 남자가 되는군요"

나의 싱거운 멘트에 한바탕 트럭이 울렁울렁 웃음에 못견뎌 들썩인다. 가끔 나도 내가 이렇게까지 싱거워도 되는가 싶다.

 

하늘은 아직 어둑어둑하다.. 가는 도중에 안개가 가득한 도로위.. 트럭의 빛을 따라 달린다..

탁기아저씨는 연신 하품을 해댄다.. 잠을 두어시간밖에 못잤단다. 나는 한숨도 못잤는데.. 하품도 전염이 된다했던가 덩달아 하품이다.

초가을산에서 떨고 싶지않아 얇은 파카를 입었건만 청담님은 내가 추울까 싶었던지

출발할때부터 깊은배려로 히터를 높이셔서 더운듯하여도 덥다고 말하지 못하고 도착할때까지 입을 꾹 다물었다

 

모두가 초행길.. 시간이 지나 어둠이 서서히 걷히려한다.. 도착해서 챙겨온 커피를 한 잔씩 들고 멀리 시선을 두고 이곳 저곳에 선다..

사진을 담으려했지만 빛이라곤 찾아볼수 없었기에 사진기를 꺼내려다 말고 편안히 커피향을, 지금을 즐긴다.

어슴프레하게 밝아오는 시간 언저리에서 그것도 산에서 마시는 커피맛이란. 한 잔이 한 방울같이 여겨지는듯하다..

바람이 고요하다.. 추위에 지레 겁을 먹었던 내가 호들갑스러웠나 싶다..

청담님은 내게 따듯하게 잘 입고 왔다고 하신다.. "얼어죽어보지 않았지?" 역시나 언변이 달변이시다. 청담님과 함께하면 난 늘 웃게된다.

상대방을 웃게 하는 은근함은 편안함으로 다가온다..

 

우리들과 그곳에 온 다른 사람들은 일제히 하늘을 주시하며 장승처럼 대기중이다. 검게 무겁게 드리웠던 구름사이로 하루의 빛이 내비친다..

사람들이 바빠진다.. 그런데.. 잠시 카메라들이 바쁘더니 인해 멈추고 주위를 서성이며 무언가 시큰둥해보인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사람들.

일출의 빛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다.. 난 그렇거나말거나 나 대로 담아본다.

어떤 빛이던 풍경이던 나는 그저 이 시간의 빛 아래 서 있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고 만족스럽다.

 

날이 훤히 밝아와 그곳을 내려와 다른 길로 향한다.. 좁은 산길가에는 작은 풀꽃들이 소담스레 피어 내 걸음을 잡았건만

멀어지는 일행들을 따라잡느라, 행여나 또 뱀이 나올까 염려때문에 오래 눈을 마주칠수가 없어서 아쉽다.

짧은 산길을 걸어서 간 그곳에서 운해와 마주한다.

보현산에서 보았던 운해와 또 다른 느낌이다. 소나무들에게 가려 드넓은 풍광을 볼수는 없었지만 내가 보는 만큼 내 안에 담을만큼 그 만큼만 품어본다.

숟가락으로 떠서 먹어보고 싶다 말했다.. 저곳위로 뛰어 보고 싶다고.. 통통 나를 띄워줄것 같다고.. 도 했다.

한참동안을 마주하며 운해의 움직임을 바라본다.. 아래 아파트 지붕이 보이다 사라지다 반복한다.. 산능선의 결따라 유유히 일렁이는 흐름이 경이롭다

저녁달은 미련이 남아서일까.. 높이 떠있다.. 추석명절에 떠 있던 보름달은 그새 한 귀퉁이 선이 희미하다.. 조금 있으면 허리가 잘룩해지겠지.

 

다시 내려와 사찰에 들러 처음으로 법당으로 들어가 허리와 무릎을 접어 절을 올린다. 절을 하면서 이렇게 하는것이 맞을까..하면서. 조금 기우뚱하면서.

절을 하면서 부처님께 제가 처음 해보는 절이라며 넓게 이해해달라는 양해의 말도 같이 올린다.

건강을 소원했다.. 행복했으면 했다..  해달라고 소원하지는 않았다. 기도라는 것은 내 마음에게 하는 말일지니.

무릎이 내려갈때마다 나무관세음보살..이라고 읖조린다.

대여섯번 절을 했을 뿐이건만 뭉클해지더니 가슴이 뜨거워진다.. 내가 가여워진다.. 그냥 마음이 그리된다.

청담님께서 보고 계시지 않았더라면 조용히 흘러내렸을게다.

계속 절을 하다가는 울음이 새어나올것 같아서 "절 몇번해야해요? 이제 그만해도 되요?" 괜히 겸연쩍어 청담님께 묻고는 법당안을 나와서

절간 벽의 그림들을 보다가 절 주변을 이리저리 기웃거린다.. 사진을 찍으러 온 사람들도 내려갈 채비들을 하고 돌아선다.

 

어느새 하루해가 우뚝 올라와있다... 눈이 부시다.. 내려가는 길.. 오던 길과 다른 방향을 잡는다..

올라갈때는 어둠속이라 멀게 느껴지던 길이 내려올때는 사방으로 환하니 가볍다..

더 오래 머물고 싶었지만 그 분들은 또 다른 곳으로 사진을 담으러가야했기에 내려오는 길.. 나 혼자였다면 분명 가을산을 더디게 내려갔을게다..

오는 길에 다같이 국밥으로 배를 채웠더니 잠이 쏟아져서는.. 몸이 노곤해져 늘어지고 실눈만 깜박인다..

길게 잠이 들것 같다... 깊은 잠으로 빠져들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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