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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건 너의 Story...♡

행복 / 김재진 본문

내맘같은

행복 / 김재진

그리운건 너 2006. 4. 23. 11:55

행복 / 김재진

 

그 자리에 그냥 서 있는 나무처럼
사람들 속에 섞여 고요할 때
나는 행복하다

아직은 튼튼한 두 다리로 개울을 건너거나
대지의 맨살을 발바닥으로 느낄 때
만지고 싶은 것
입에 넣고 싶은 것
가지고 싶은것 하나 없이 비어 있을 때
행복하다

가령 봄날의 따스한 햇살이 어깨에 닿고
한 마리 벌이 꽃 위에 앉아 있는
그 짧은 세상을 눈여겨 보라

멀리 산 그림자 조금씩 커지고
막 눈을 뜬 앵두꽃 이파리 하나 하나가
눈물겹도록 아롱거려 올 때
붙잡는 마음 툭, 밀어 놓고 떠날 수 있는
그 순간이 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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