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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건 너의 Story...♡

원태연 / 눈물에....얼굴을 묻는다.(6집1부) 본문

내맘같은

원태연 / 눈물에....얼굴을 묻는다.(6집1부)

그리운건 너 2006. 8. 4. 03:07

제1장 나는 스물한 살이었습니다

우연히 들려온 노래.

그 노래
 나는 스물 한 살이었습니다
 가진 것이라고는 들고 있던 신문과
 주머니 속에 있던 것이 전부였던
 나는 스물 한 살이었습니다
 하나의 우산 속에 부딪히는 어깨에
 작은 빗방울마저도 아름답게 보였던
 나는 스물 한 살이었습니다.
 이렇게 멈춰 서서
 그 노래를 들으며 그때를 떠올린다는 것이
 이런 것인지 미리 알았더라도 그냥 빠져 있었을 나는
 스물 한 살이었습니다.

 


 풍 경

 사랑은 때때로 가을에 피어납니다
 따뜻하게 데워진 베지밀을 마시고 있을 때
 큰 낙엽송 밑에서 신문을 읽고 있을 때
 모든 가을 풍경 속에 나 역시 하나가 되어 있을때
 사랑은 조용히 가슴 속에서 피어납니다
 그대가 내 품에 안겨서 함께 행복을 나누었던
 어느 가을날처럼……

 " 길 모퉁이 꽃집 앞 빈 화분 몇 개
 그렇게도 떠올리려 했었던 당신의 웃는 얼굴
 그리고는 당신의 웃는 얼굴과 함께 뿌옇게 흐려지는
 길 모퉁이 꽃집 앞 빈 화분 몇 개……"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내가 그 모든 풍경들 중 하나였을 때 어느 가을날
 그대가 나의 품에 안기어 행복을 나누었을 때 함께 보았던
 슬픔은 행복했던 것만큼 그대로 다시 돌아오는 것일까

 


비 비린내
 
 비가 온다. 그래서인지 차가 많이 막힌다
 "비 비린내가 옛 기억을 건드리는 오후에……"
 라고 말하며 라디오 진행자는 떠난다
 그리고 난 비 비린내를 맡으며 창문을 연다
 충분히 슬플 일이라고 생각해서 울어버렸다

 "그리운 사람. 참 많이 그리워지는 사람"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그때까지만 기억하고 싶다
 그대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때

 


 편지 봉투
 
 세월의 때가 묻은 옛 편지 봉투
 옛날 주소, 옛날 날짜, 옛날 이야기
 한눈에 알아본 옛 편지 봉투
 반가운 마음, 반가운 기억, 반가운 두근거림
 조심스레 열어본 편지 봉투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옛 편지 봉투

 

 
 정 체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는 나
 그렇다면 너는 바람이었을까?

 

 치즈 케이크

 나는 그 아이와 치즈 케이크를 먹는 일이 그렇게도 좋았다
 이상하게도 우리는 만나면 꼭 치즈 케이크를 먹었다
 그래서 어떨 때 우린 혹시 치즈 케이크를 먹기 위해
 만나는 게 아닐까 생각해봤다
 왜냐하면 그 아이나 나나 평소에는
 치즈 케이크를 즐겨 먹지 않기 때문이다
 그 아이는 치즈 케이크와 엇비슷한 음악과 느낌,
 커피를 좋아했고 불행하게도 난 노력을 해야지만
 그 비슷한 느낌을 가질 수 있어서였다고나 할까
 뭐, 아무튼 난 그때마다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일 텐데……'

 "하루하루가 잘도 간다. 이러고 있으면 잘 시간이다
 내가 이런 식으로 살아가도 되는 건가
 앞으로 내 인생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치과, 신발 고치기,밥먹기, 부모님께 효도하기
 그리고 답답한 거 이겨내기, 이런 것들이겠지
 그나마 이렇게 써 내려가며 내 신세 한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글을 쓸 수 있고 볼펜이 있고 공책이 있으니까
 내일이 있다는 건 정말 고마운 일이다
 만일 내일이 온다면 나는 사우나에 가서
 머리를 감고 땀도 빼고 오는 길에 오락실에 들러
 당구 오락을 할 것이다. 그리고 치과에 가서
 이빨을 고치고 그 아이를 여의도에서 만나
 차 마시고 이야기하고 밥 먹고 이야기하고
 얼굴 쳐다보고 같이 걷다가 구경도 할 것이다"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항상 그렇듯 그 아이는 만나지 못했다

 

 커피 중독

 나는 커피 중독이다. 중독이라 함은 이제 그것이 없으면
 안되는 상태를 말한다. 난 커피가 없으면 안되는 사람이다
 아침에 눈을 뜨기 전 나는 늘
 '커피를 한 모금 마실 수 있다면'하고 생각한다
 막 나온 커피를 조금 식혀 입안을 데울 때
 그리고 그 혀끝으로 스며드는 향
 그래서 난 아침을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난 내가 아침에 더 똑똑해진다고 생각한다
 늘 커피와 힘께 할 수 있는
 
 "그냥 맘 편히 먹고 살기로 작정했다
 이제부터 난 아무것도 신경 안 쓴다
 아무리 내 뜻을 가르쳐 줘도 안되면
 포기할 수 밖에 없지. 이제 약속도 네가 해라
 내가 맞춰 줄게. 근데 내가 지금
 시간이 좀 튄다
 만나자는 말하고 싶지 않다
 너에겐 너의 그 상황에는 내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난 제일 중요한
 사람이 되길 원한다. 꼭
 네가 아니더라도. 이제 그만 좀 해라
 그냥 놔두든지. 왜 이렇게 제대로
 하는 게 없냐? 정말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
 너를 알고 지낸다는 것이……"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하나에 빠진 나의 모습. 그것은 정말이지
 내가 두려워하는 나의 부분이다

 

 달팽이의 사랑

 그래도 거기다
 그랬어도 거기다
 그래봤자 거기다
 그러나 그 달팽이는
 그래도 거기다

 

난쟁이 코코

 코코의 마음은 사실 그렇지가 않다
 모두들 함께 보내는 그 상화 속에서 코코는 늘
 다른 생각에 빠져 있다
 '공주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공주가 나타난 다음부터 코코의 생활은 바뀌기 시작했다
 생각없이 그렇게, 상황에 따라 또 그렇게
 여섯 친구와 공주와 늘 함께 있어야 했다
 '공주에게 나는 뭘까. 함께 산딸기를 따주는
 일곱 번째 난쟁이 코코. 마녀의 손에서 벗어나
 또 다른 세상에 푹 빠져 사는.
 나에게 있어 전부인 공주에게 나는 늘 이렇게
 한 조각에 불과하겠지'
 그렇게 생각 속에 빠져 있던 어느날 왕자의 키스를 받은
 공주는 일곱 번째 난쟁이 코코와 여섯친구들을
 남겨두고 떠났다. 왕자와 함께 영원히
 일곱 번째 난쟁이 코코에게는 아무런 기회도
 쥐어주지도 않은 채로
 '도대체 공주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왕자의 키스를 받고 깨어나 떠나버리는 것뿐이었을까

 나를 위해, 굳이 내가 아니더라도
 함께 보낸 시간들, 공간들, 상황들에게
 정말 아무런 미련도 없었단 말인가?
 그렇다면 나는 그동안 공주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졌을까. 언제나 옆에 있는 일곱 번째 난쟁이 코코,
 함페 산딸기를 따 주던……'
 코코의 마음은 사실 그렇지가 않다. 공주가 떠나고
 모두들 함께 보내는 그 상황 속에서
 코코는 늘 다른 생각에 빠져있다

 "이렇게 쓸데없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 나를 그려보고 싶다
 그림 제목은 쓸데없는 시간들로 정해 놓는다"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사람이 하나 빠져나간 생활 속에서 그 사람을
 가까이 느낄수록 그 사람을 잃었다는 상실감이
 커지는 건 당연한 결과일 텐데……

 

보고 싶은 얼굴

 나는 지금 그대에게 전화를 걸어
 커피를 함께 마시자고 할 생각입니다

 

 이 별

 그 사람 마음이 진정이라면
 그 사람 생각대로 될 수 있게 도우소서
 내 힘으로 하려했던 모든 기도 거두시고
 이제는 그 사람을 도우소서
 편하고 자유로울 수 있도록
 그래서 잊어버렸던 옛얼굴 기억해낼 수 있도록
 찢어버렸어야 했을 사랑의 편지
 이렇게 고이 간직하는 죄쯤으로 알고
 나는 살아갈 테니
 그 사람 마음이 진정이라면
 그 사람의 생각대로 될 수 있게
 그 사람을 도우소서

 

 몇 번인가 건네보려 했었던 나의 이야기들

 몇 번인가 건네보려 했었던 나의 이야기들
 참고 있으면 안 되는 게 없다는 것을
 그때마다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결국 따라오지 않는 사람을 붙잡을 수는 없었지만
 무엇을 했을까, 무엇을 했을까
 참고 또 참아내며 그때마다 난 무엇을 했을까
 보내지도 못할 편지에 나의 하루를 끄적이며
 빨간색 전화기를 만지작 만지작거리며
 나는 무엇을 참아내고 있었을까
 
 "살아있다는 걸 느끼기엔 너무나 불충분한 나의 하루"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몇 번인가 건네보려 했었던 나의 이야기들
 참고 있으면 안되는 게 없다는 걸
 그때 알게 되었지

 

빗방울
 
 비가 오면 뭘 해야할지를 모르겠어
 먼저 우산을 찾아봐야 하는지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하는지
 이렇게 이불깃만 적시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어
 비가 오면
 니가 뭘 하고 있는지
 내가 뭘 하고 있는지를

 

사랑한다는 것은

 이렇게 속으로는 조용히 울고 있다는 것을
 그대는 모르게 하는 일

 

 득 도

 잠깐 들어왔던 거야
 잠깐 들어와 앉아있다
 그냥 나가버린 거야
 조금 더 머물렀으면 했던 건
 내 생각이고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
 처음부터
 난 혼자였던 거야

 

 경 계

 꽃은 순간순간 새롭게 피어나고 있답니다

 

 

출처 : http://solom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