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그리운건 너의 Story...♡

그럴 수 없다 / 류시화 본문

내맘같은

그럴 수 없다 / 류시화

그리운건 너 2006. 12. 4. 06:08
 
그럴 수 없다 / 류시화 
물 속을 들여다보면
물은 내게 무가 되라 한다
허공을 올려다보면
허공은 또 내게 무심이 되라 한다
허공을 나는 새는
그저 자취없음이 되라 한다
그러나 나는
무가 될 수 없다
무심이 될 수 없다
어느 곳을 가나 내 흔적은 남고
그는 내게 피 없는 심장이 되라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
그는 도둑처럼 밤중에 이슬을 밟고 와서
나더러 옷을 벗으라 하고
내 머리를 바치라 한다
나더러 나를 버리라 한다
그러나 나는 그럴 수 없다
그는 내게 물이 되라 하나
나는 불로서 타오르려 한다
그는 내게 미소가 되라 하지만
그러나 아직 내 안에 큰 울음이 넘쳐난다
그는 내게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라 하나
나는 그럴 수 없다 한다  

			

'내맘같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산 / 강지산  (0) 2006.12.09
저녁 숲으로 가는 길 / 유 하  (0) 2006.12.09
별에 못을 박다 / 류시화  (0) 2006.11.30
별 / 이정하  (0) 2006.11.30
눈물의 방 / 김정란  (0) 2006.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