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그리운건 너의 Story...♡

엄마의 동선을 따라서 본문

일상이야기 1

엄마의 동선을 따라서

그리운건 너 2025. 2. 2. 18:18

 

운동 갈 채비를 하고 나선 걸음에 혹시나 엄마가 텃밭에 계실까 해서 갔다가 내 짐작대로 밭에서 작업 중이셔서 내가 도와드릴 건 없다는 것을 알고 그저 곁에서 엄마를 지켜보았다. 바람살이 순하고 포실한 햇살을 받고 일하시는 엄마의 모습에서 내 속이 상하거나하지 않고 엄마가 편안해 보여서 마음이 봄밭에 앉아있는 듯했다.

한 줄 남짓 작은 자투리땅을 호미로 개간하고 계셨다.  집에 가서 밥앉혀놔라셨지만 기다렸다가 같이 가려고

먼저 자리를 뜨지 않았다. 동네공원 쪽으로 운동을 다녀올까 하던 생각은 잠잠해졌다. 오늘은 엄마옆에서 가만히 바라보고 싶었다. 지루해하거나 동동거리지 않았다. 엄마의 텃밭은 세 곳이었다. 일바지로 입고 계시던 옷을 벗고 신발의 흙을 털어내시던데 엄마는 늘 저기에 앉아서 작업을 일단락 지으셨나 보다. 그러고 나서 집으로 오던 길에 있는 다른 텃밭으로 가셔서 일복이랑 호미와 텃밭에서 사용하시던 지팡이를 엄마만 아는 장소에 보관하셨다. 이제 집으로 가시나 싶더니 또 옆에 있는 텃밭으로 향하셔서 잠시 또 몸을 움직이셨다. 그동안 먹었던 채소와 밭작물들의 출처를 알 수 있었고 엄마가 정해놓은 동선은 항상 일률적이며 정갈한 루틴으로 이어져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평소 집에 있으면 갑갑하고  밭에 가면 재미가 나서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하셨는데 오늘 내가 있든 없든 아니 있는지도 모르는 듯 호미질을 하시는 엄마의 심정을 오롯이 이해하게 되었다. 겨우내 얼었던 텃밭에 봄물이 들면 엄마는 어깨춤을 추시겠지. 이미 여기에는 무얼 심고 저기에는 또 어떤 작물을 키워낼까 하는 방침이 섰다고 하셨다. 무리하게 하지 말하는 당부는 잊지 않으셨으면 좋으련만 그것 또한 감지하고 계실 테니 그저 엄마가 누리시는 행복이 오래오래 이어졌으면 할 따름이야. 엄마의 봄을 응원할게.

 

 

 

 

 

 

 

 

 

 

 

 

'일상이야기 1'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25.04.29
건강해야지..  (0) 2025.01.30
잠이 덜 깬  (0) 2024.12.26
주말 하루..  (0) 2024.12.08
감나무 추억  (0) 2024.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