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건 너의 Story...♡
무사히 지나가길.. 본문
호우주의보 안전 안내 문자가 뜬다.
장마철보다는 9월의 비가 더 두렵다.
2년 전 태풍이 쓸고 간 자리의 흔적. 처참한 도시에서 망연자실한 사람들의 표정과
다시 재건을 위하여 고생하신 군장병들과 시민들의 수많은 땀방울을 기억한다.
어느 마을에서 만난 어르신은 사색이 되어 계셨다.
홀로 계시는 할머니는 집안으로 물이 계속 들이차서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 침대위에 앉아 계셨다 했는데
할머니의 눈빛이 잊히지 않는다.. 난생 처음 본 사람의 눈빛이였다.
그래서 이렇게 안내 문자가 오면 덜컥 염려가 앞선다.
어젯밤, 새벽녘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던 건 아파트 옆 작은 하천이 범람하면 어쩌나 싶어서였다.
그때 하천이 넘쳐 아파트 1층을 잠식했었고 차들이 잠기거나 쓸려가고
컨테이너가 둥둥 떠밀려 가는 것을 밤새 지켜봤기에 걱정이 재발할 수밖에 없었다.
태풍이 방향을 틀어 우리나라에서 내일까지 머문다는데.. 이맘때마다 비켜가질 않는구나..
어서 지나가길.....
......
엄니는 이 비가 내리는데 텃밭에 나가셨을까 싶어 전화를 드리니
아니나다를까 갔다가 고구마순 꺽어와서 손질 중이라고.. 좀전에 왔다하시네...
고구마순... 그것때문에 무릎이 늘 아프시다 하는데... 만류에도 끄덕이 없으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