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건 너의 Story...♡
생각... 본문
하지만 내가 하지 못한 말.
두 사람이 마음으로나마 한 집에 사는 것. 한 사람 마음에 소나기가 내리면
다른 한 사람은 자기 마음에다 그 빗물을 퍼내어 나누어 담는 것. 그렇게
두 마음이 한 집에 사는 것. 한 마음은 다른 마음에 기대고, 다른 마음은
한 마음에 들어가 이불이 되어 오래오래 사는 것. 내가 생각하는 한 그것이
진정 인연일 터이니 우리는 그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른다는 그 말.
이병률, <끌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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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게 내리던 비는 그치고 여운의 바람은 거침없이 몰아치는 휴일 오후.
기온이 급하락 한 공기는 하루 만에 돌변하여 여름의 자취는 사라져 버렸다.
내 마음의 온도처럼.. 내 안에도 바람이 세차게 들었다가 고요해졌다.
바람으로 왔다가 또 바람으로 찾아드는 계절.
집에서 보이는 억새들녘은 쉴 새 없이 출렁인다.
사뭇 파도의 모습을 연상케 하니 저 건너에 바다는 요동치고 있겠지..
오래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펼쳤다. 다시 읽어도 느낌이 좋다.
여름옷가지들을 세탁기로 돌려 널고 긴 옷들을 꺼내고..
나의 또 다른 계절은 이렇게 시작된다.
마음에 드는 옷은 오래도록 입고 싶어 진다.
입었을 때 부담이 없고 다시 빨아서 입어도 새것 같은 반가움이 있고
뭔가가 묻었다 싶으면 재빨리 깨끗하게 해 놓고
단추가 떨어질라치면 금세 다시 고쳐 달게 되고 구김을 반듯하게 다리는 정성을 더 하게 된다.
그랬던 옷이라 해도 어느 시점에 달하면 버려지거나 옷장 속에 포개어져 있기 마련이다.
며칠 전에 일방적인 통보를 했었다. 그동안의 이야기에 대한 마침표를 찍고 싶었다.
내 마음이 편하고자 다른 방법이 달리 없어 문자로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입었던 옷을 훌훌 벗고 싶었다.
아직 답이 오질 않는다.
침묵이 나에 대한 답인지... 그렇다 해도 한 번 벗은 옷은 입지 않는 편이 낫다.
다시 입어본 들 추레할 터 어색해지고 정성을 들이는 자체가 부담스러울 뿐.
오래전부터 마음이 떠난 옷이었다. 아니 입지 말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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