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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건 너의 Story...♡
준다는 것 / 안도현 이 지상에서 우리가 가진 것이 빈 손밖에 없다 할지라도 우리가 서로 바라보는 동안은 나 무엇 하나 부러운 것이 없습니다. 그대 손등 위에 처음으로 떨리는 내 손을 포개어 얹은 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무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스스럼..
고래를 기다리며 / 안도현 고래를 기다리며 나 장생포 바다에 있었지요 누군가 고래는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 했지요 설혹 돌아온다고 해도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고요 나는 서러워져서 방파제 끝에 앉아 바다만 바라보았지요 기다리는 것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치는 게..
저물 무렵 / 안도현 저물 무렵 그애와 나는 강둑에 앉아서 강물이 사라지는 쪽 하늘 한 귀퉁이를 적시는 노을을 자주 바라보곤 하였습니다 둘 다 말도 없이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지만 그애와 나는 저무는 세상의 한쪽을 우리가 모두 차지한 듯 싶었습니다 얼마나 아늑하고 평화로운 날들이었는지요 ..
바다 우체국 / 안도현 바다가 보이는 언덕위에 우체국이 있다 나는 며칠 동안 그 마을에 머물면서 옛사랑이 살던 집을 두근거리며 쳐다보듯이 오래오래 우체국을 바라보았다 키 작은 측백나무 울타리에 둘러싸인 우체국은 문 앞에 붉은 우체통을 세워두고 하루 내내 흐린 눈을 비비거나 귓밥을 파기 ..
먼 곳에서 / 조병화 이젠 먼 곳들이 그리워집니다 먼 곳에 있는 것들이 그리워집니다 하늘 먼 별들이 정답듯이 먼 지구 끝에 매달려 있는 섬들이 정답듯이 먼 강가에 있는 당신이 아무런 까닭 없이 그리워집니다 철새들이 날아드는 그곳 그곳 강가에서 소리 없이 살아가는 당신이 그리운 것 없이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