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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건 너의 Story...♡

피아노에 대한.. 본문

일상이야기 1

피아노에 대한..

그리운건 너 2022. 3. 10. 01:01

 

 

 

 

 

일곱살 무렵 우리 집은 교대 근처였다

아이들은 담벼락으로 난 구멍으로 몰래 들어가서 대학교 안을 구경했다.

경비에 발각이라도 되는 날은 서로 흩어져 죽어라고 도망을 나와 재밌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나는 뭐가 뭔지도 모른채 덩달아 따라다니는 존재감 없는 아이였다

조금만 걸어 가면 경북예고가 있었는데 아이들은 거기까지 발을 넓혀

눈을 피해 교실마다 여기저기 다니며 놀았다.

난생 처음 보는 피아노가 교실마다 있어 신기하긴 했으나 난 별 흥미를 느끼진 못했다.

교실로 들어가 전쟁에서 적진에 침투해 승전고를 울리듯 쳤다

그러다가 경비원이 온다! 는 아이의 외침에 또 발에 불난 듯 뛰쳐나와서

집으로 올 때까지 서로 좋다고 웃느라 하루해가 내리는지도 몰랐다.

그런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는데

기억은 희미하지만 언니도 아이들 속에 있었던 것으로 얼핏 떠올려진다.

언니는 어리바리한 나와 다르게 총명했다.

학교 예고에 있는 피아노. 그랬구나.

아이들과 다르게 피아노가 목적이었고 언니의 놀이터였구나.

얼마 전 통화할 때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좋아했다는 엄마의 음성이 조금 아프게 떨렸던 것으로 보아

언니는 무척 피아노 치기를 소원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엄마의 가슴속에 아리게 맺혔나 보다.

학원은 꿈도 꿀 수 없는 환경이었으니 학교 교실은 언니에게는 유일한 곳이었겠다.

그래서 훗날 학비를 벌어가면서 피아노를 배웠던가보다.

30년이 지나 다시 듣게 된 언니의 피아노 소리와 모습을 보면서 뭔가 모를 슬픔이 올라와

그간의 세월을 더듬어보게 되었다..

바쁘겠지만 틈을 내어 언니만의 행복을 연주하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것을 이제라도 챙겨가는 언니가 참 보기 좋다..

어느 날 또 찾아가 들어야지.. 30년 전 그날처럼 옆에서 반주에 맞춰 노래도 불러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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