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그리운건 너의 Story...♡

그래서 더 아프다.. 본문

일상이야기 1

그래서 더 아프다..

그리운건 너 2006. 8. 12. 12:00

 

 

 

 

 

 

밥을 먹으려다 사다놓은 식빵이 보이길래 유통기한이 어제까지 였을텐데..하고는 달력 한번 쳐다보고..식빵을 먹을때마다 가장자리의 빵은 떼어내고 먹는 버릇이 있다피자도 가장자리는 돌돌떼어내서 옆에 나란히 줄세우기도 한다..먹는것에 대한 예의도 도리가 아닌줄 알지만 늘 그런것은 아니니..

 

식빵 가장자리를 떼어내다가 어린시절에 그부분만 진저리나도록 먹었던 기억이 난다초등학교 6학년쯤이었나..미군부대가 가까이 있는 곳에 살고 있었는데 학교에서 돌아와 집으로 들어서니외할머니께서 나를 라면상자앞에 불러앉히시고는 열어젖히는데그안에는 내가 먹어보지도 못했던 식빵이..아니 식빵가장자리만 수북히 담겨있었다.미군부대에서 일하시는 동네 어떤분이 우리집 형편아시고외할머니께 전해주시고 갔다더라..지금으로는 그건 우리집이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쳐박혔을것인데..

 

빵의 내음이 조금은 남아있긴 했으나 들춰보니 시퍼런 곰팡이가 썰어 있었고

어느 미군아저씨의 입모양이었던지 먹다남은 자국이 있는 것도 있었다

곰팡이를 살살 걷어내고 딴엔 보들보들하고 온전한거 골라서 먹는다고 정신이 없었다

 

속도 좋았던 시절이었는갑다.지금은 유통기한 하루만 넘겨도 생호들갑을 떨고 먹으면 마비라도 오는듯 꼴갑을 떨어대는 사람들이 많다..그 시절 유통기한에 대한 의식도 없었고 나에게,우리가족에게는 의미없었다.

남이 먹다남은것을 먹고도 배만 부르면 되는 시절.. 먹으면서도 서글픔이라던가 비참하다는 생각조차도 할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식빵을 먹으면 어김없이 그때가 생각이 나서가장자리는 걷어내고 먹게 된다..

그날 그 식빵상자를 안으시던 외할머니의 모습이 떠올라 눈언저리가 멍하다.

과자 한봉지로 달래줄수 없어 식빵나부랭이로 대신할수 밖에 없었던 시절..

아프다... 식빵때문이 아니라 외할머니 생각이 나서 그렇다.

 

 

 

 
 

 

'일상이야기 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두커피와 맷돌  (0) 2006.08.23
바람 많은 오후에..  (0) 2006.08.17
커피  (0) 2006.08.10
yo~so~Today  (0) 2006.08.02
모처럼 쉬는 날,,,  (0) 2006.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