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건 너의 Story...♡
봄 본문
햇살이 반짝 드는 둥 마는 둥 하다가 비가 내리고 희멀건 하늘이 열리기를 반복하는 주말.
노트북을 열자 바람이 든다. 나가볼까 하는 걸음은 비구름이 주저앉혔고
다소 회복되지 않은 몸상태가 거들었다. 건너편 아파트 화단에 있는 키가 높은 팝콘꽃이
오전과 다르게 제법 속도를 내며 터트리는 중이다. 보고 있으면 참 맛있는 봄은 착한 마음 한 뼘 넓혀주는
신통함으로 제 길을 내며 자란다. 내가 봄을 닮고 싶어 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나는 움츠린다. 이유는 부재중이다.
기다리지 않아도 될 봄을 조바심으로 고개를 내밀었고 분명 닮고 싶은 봄이건만 이런 이율배반이 또 없다.
하긴 물 위에 떠 있는 것이 마음이 아닌가.
고요히 흐르다 싶다가 출렁이고 직진의 방향을 우회로 돌리기도 하고 스스로 섬으로 찾아들기도 해.
무기력의 심연에 빠져들기도 하는 것은 오래된 봄앓이의 덧나기 증상인 것인지
아니면 열흘 넘게 시달린 감기란 녀석으로 인한 부작용인 것인지.
여태 호되게 앓은 적이 없었던 터라 단순감기에 내가 이토록 무너지는 심사가 못마땅하긴 하다만
꼿꼿함도 늙어진다는 것에 대해 새삼 알아차리게 했다.
어쩌겠나.. 지나가는 마음의 계절이라고 말하련다. 그래야 숨이 쉬어질 것 같아서다.
하필이면 봄인지. 그렇다고 뭐 다른 계절에는 온전했었나.
소파에 누웠다가 해소되지 않은 기침을 다스려볼 참으로 커피 대신 찻잎을 우려냈다.
담백한 넘김이 깔끔하고 절제된 향과 씁쓸한 맛이 커피 향을 잠시 잊게 해 주었다.
그것도 길게 못 가서 버릇처럼 커피를 태우고 말았지만. 감정이 웅크리고 있을 때
으레 달달한 커피를 찾게 되는 것은 느슨하게 만져주고 싶은 나만의 위로.
집 나간 목소리는 돌아온 듯한데 나는 여전히 떠다니는 중이다. 정박할 봄밭을 찾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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