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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건 너의 Story...♡
부서졌으나 아주 망가지지는 않겠다는 각오로상처 입었으나 병들어 죽지 않을 마음으로,오래 가난하지 않을 희망으로. ... 상처의 시간들이 지나가고그림자가 빛이 되던 순간모든 흔적은 이야기가 되었다 ... 사람들은 영원한 것이 없다고 말하지만,'영원' 이라는 말이 존재한다는 그 자체가 이미그것의 있음을 증명하는 게 아닐까. 상처 없는 계절, 신유진 산문집 중에서
호우주의보 안전 안내 문자가 뜬다.장마철보다는 9월의 비가 더 두렵다.2년 전 태풍이 쓸고 간 자리의 흔적. 처참한 도시에서 망연자실한 사람들의 표정과다시 재건을 위하여 고생하신 군장병들과 시민들의 수많은 땀방울을 기억한다.어느 마을에서 만난 어르신은 사색이 되어 계셨다.홀로 계시는 할머니는 집안으로 물이 계속 들이차서밖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 침대위에 앉아 계셨다 했는데할머니의 눈빛이 잊히지 않는다.. 난생 처음 본 사람의 눈빛이였다. 그래서 이렇게 안내 문자가 오면 덜컥 염려가 앞선다.어젯밤, 새벽녘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던 건 아파트 옆 작은 하천이 범람하면 어쩌나 싶어서였다.그때 하천이 넘쳐 아파트 1층을 잠식했었고 차들이 잠기거나 쓸려가고컨테이너가 둥둥 떠밀려 가는 것을 밤새 지켜봤기에 걱정이..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열어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걱정되지 않는 친구가...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 형제나 제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으랴.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다만 그의 인품이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
천둥소리 요란한 저녁.비구름은 지나가려다 미련이 남았나 습한 바람이 끈적하다.연휴 마지막날은 아쉬움에 나흘이 못내 짧게 느껴진다.날씨가 발목을 잡았는지 어디론가로 떠나려던 걸음은 제자리였다.뭐 딱히 마음이 동하지 않았겠지. 일명 귀차니즘이라고 해두자.매일같이 다리에 쥐가 나는 건 피곤이 누적되어서 그런가 보다.그래서인지 움직임에 조금씩 무디어가는 나를 마주하게 되니자연스레 정신의 코드가 단순해지는데 나쁘지 않다.휴식이 필요했나 보다. 연휴 동안 쉰 덕분에 그나마 종아리 저림 증상이 가셔서 다행이다. 미루었던 잠에 빠져 보내고, 구석구석 비울 것들을 비우며 집안정리를 하다가지난 시간들에 멈춰 새삼스레 힐끗거리기도 하고반갑게 만난 가족들과 보낸 연휴가 지나가는 여름 같은 가을밤.기다리지 않아도 될 계절을 생..
명절이라해서 특별할건 없지만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감사함이다..나이가 들어가니 한 뼘 애틋해지는 마음..잘 살아가길.... 이런저런 일들은 늘 있기 마련이니..건강하게 마음 편안하게 지내길....
늦은 저녁 돌아와 젖은 솜뭉치가 되어 소파에서 까무룩 잠이 들었다가 눈을 떴다.부스스한 몸이 간신히 깨인다. 멍하게 앉았다가 본능적으로 냉장고를 열어언제 사 넣어둔 건지 알 수 없는 만두를 꺼낸다.무얼 먹고 싶다는 생각에서 움직인 것이 아니어서 그런지보기 좋게 구워진 만두 앞에서 냉랭해진 입맛이 미안해진다.만두보다 커피물을 올리는 게 낫겠다. 이것마저도 습관적인 흐름이려니. 물이 예열되면서 나는 소리가 습한 공간 깊숙이 퍼진다. 커피 향은 여전히 좋다. 내게서 자유로워지는 이 시간은 달콤하여도짙은 밤에는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변함없이 곁을 주는 봉지커피와는 오래된 사이인데어떨 땐 맹맹하게 식은 커피를 마셔도 다시금 껴안아지는 그런 익숙함은 사람친구와 닮았다.그래도 나는 커피옆에 앉는 게 여전히 수월타.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