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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건 너의 Story...♡
송화가루(표준말은 송홧가루)가 날리는 건 처음 보았다. 어떻게 표현하지? 웅장하다 해야 하나... 높이가 14~20미터 되는 소나무들이 가지를 터는데 하늘을 뒤덮을만하더라. 봄철 이맘때 꽃가루가 날리는 것은 수분하는 방법인데.. 바람에게 맡기는 것인데.. 숭고하기까지 하다... 양말을 벗었다. 가지럽히는 시원한 바람이 좋다. 발바닥에 닿는 땅의 질감을 오랜만에 느낀다. 한동안 꾸준하게 걷지 않은 것을 깜박하고 호기롭게 내딛다가 발바닥만 혼쭐이 나서는. 북천수의 흙길은 입자가 좀 굵은 마사토여서 숙달이 되지 않고서 맨발로 걷기에는 좀 무리지. 언제적인지.. 그때는 전혀 아무렇지 않게 걸었던 곳이건만 이십여분 살금살금 걸었네. 최소 40분은 걷기를 추천하지만 오늘은 적당히 타협하자. 숲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계획에는 없던 소풍?,,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5분거리에 있는 흥해남미질부성에서 봄시간을 보냈네..산책하기에 좋은 곳,, 미세먼지가 온통 뒤덮은 하늘..기침을 더 부추긴해도 이만큼 즐길 수 있어 감사하지.4월 중순... 참 빠르도다.. 높낮이 없이 살아야지.. 온전히 고요하게 눈을 감으라..감사할 줄 알고,, 날을 세우지 말고.. 나를 바로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지며... 그렇게 살아야지..어렵지만 노력해야지... 다른 진리의 대안을 찾을 수 없으니...
"사랑은 늘 있어. 너를 바라보는 이 순간에, 햇빛 속을 걸을때나 비 오는 날 우산을 펼칠 때, 한밤중에 창문 밖에 걸린 반달을 볼 때도,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할 때도, 차 한 잔을 마시거나, 홀로 먹을 밥을 끓일 때에도, 아침 일곱시와 오후 두시와 밤 열한시에, 사랑은 늘 거기 있어." 전경린, 中 p274
낮동안 잠에 빠진 휴일 저녁은 매번 고역이다. 그저께는 토요일 근무를 했었고 햇살 좋은 휴일은 어디로 나가볼 마음이 들지 않았다. 나만의 벚꽃앓이 후유증이라고 할까. 벚꽃이 지고 나니 내 마음도 맥없이 떨어지더라. 아니 딱히 오라는 사람도 없던 터라 괜히 저대로 피고 지는 벚꽃에게 핑계로 돌리기란 쉽다. 잠이 들지 않아 거실로 나와 어슬렁거리다 다시 침대로 들어와 눈을 감았다 뒤척임을 반복하는 깊은 밤. 이문세의 노래 깊은 밤을 날아서 '고운 그대 손을 잡고 밤하늘을 날아서 궁전으로 갈 수도 있어' 가사처럼 이런 달콤한 나래를 펼치면 오죽 좋으련만은. 그래도 나는 아직 그런 꿈을 꾸는 여자. 어쩌겠나 내가 이렇게 생겨먹은 것을. 장담은 못하겠으나 팔십이 되어도 나는 여전히 고운 그대 손을 잡고 날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