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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건 너의 Story...♡
, 한겨레출판, 4부 간장게장 중에서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달달함이 간절한... 다시 노트북을 연다. 바람이 차가워진다.. 전경린 님의 장편소설 절판이 되어서 중고로 구입을 했다. 책은 앞,뒤 겉표지의 색과 나열을 본 후 속지을 유심히 봐야 한다. 그림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이 책은 안과 겉표지부터 예사롭지가 않아서 놀랍다. 제목에서 미리 운을 주는 감정들은 속지의 그림에서 더 확장하게끔 한다. 독서모임의 지정도서를 읽어야 하는데 이 책이 더 궁금하다. p46 사람은 누구나, 아무리 못난 인간이라 해도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다. 새삼 놀라운 사실이다. 우리는 자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자기중심적인 꿈을 통해 그 사실을 학습한다. p66피자를 시켜놓고 창밖으로 고개를 돌린 엄마의 눈에 눈물이 천천히 고였다가 흐르는 게 보였다. 어른들은 눈물을 땀처럼 힘겹게 흘린..
흥해 남미질부성, 봄 산책 점심을 호다닥 먹고 이곳 생각이 났다. 겨울은 이것저것 잊고 살게 하는 계절인지.. 추레함을 벗어 던지고 살랑살랑 산책하기 좋은 날. 매화꽃향기 가득 먹어도 아쉬운 봄맛을 감사함으로 대신 불룩하게 채운다. 수양버들은 하염없이 흔날리며 연두빛으로 반짝이는데 노란 요정들이 줄지어 춤추는 듯 기분좋게 어질하다. 곧 연못은 연두 물로 차오를테고.. 참 좋은 계절... 나에게 성실한 시간들 하나, 두울, 셋..... 남미질부성 위치: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성리 102 문화재 지정: 경상북도 기념물 제96호(1994. 04. 16) 남미질부성은 포항시 흥해읍 남성리, 중성리, 망천리 일대에 있는 신라시대 성곽이다. 흥해읍 남쪽 평지에 돌출된 구릉지를 이용하여 축조한 토성이다...
혼자가 혼자에게 / 이병률 산문집 혼자 여행하는 동안, 당장 누군가가 옆에 없어 힘이 드는 건 돌아 왔을 때 사랑해야 할 사람을 생각하라는 빈 '괄호'의 의미이며, 혼자인 채로 너덜너덜해졌으니 봉합해야 할 것들이 있다는 말이다. 건성으로 살다가 치열하게 여행을 가도 좋겠다. 참을 수 있는 만큼만 눈물을 참다가 여행을 떠나서 실컷 울어도 좋다는 이야기다. 돌아와서는 '삶은 보기보다 치열한 것으로 이어진다'라는 철학으로 단단해질 테니. p 218 내가 그 벚나무 아래 다시 갔다는 걸 당신은 알고 있을까. 그 벚나무 아래서 피어난 벚꽃잎 장수만큼 당신이 보고 싶었다는 걸 당신은 알까. 그 벚나무에 비가 내려 그 벚꽃들 다 떨어져 흐를 때까지 내가 그곳에서 당신을 기다릴 거라면 당신은 그 기다림을 알까.p 22..
최진영, 2023 제46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랑을 두고 갈수 있어서 나는 정말 자유로울 거야. 사랑은 때로 무거웠어. 그건 나를 지치게 했지. 사랑은 나를 치사하게 만들고, 하찮게 만들고, 세상 가장 초라한 사람으로 만들기도 했어. 하지만 대부분 날들에 나를 살아 있게 했어. 살고 싶게 했지. 어진아, 잘 기억해. 나는 이곳에 그 마음을 두고 가볍게 떠날 거야. 그리고 하나 더. p34 또한 나의 천국은 다음과 같은 것. 여름날 땀 흘린 뒤 시원한 찬물샤워. 겨울날 따뜻한 찻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바라보는 밤하늘. 잠에서 깨었을 때 당신과 맞잡은 손. 마주보는 눈동자. 같은 곳을 향하는 미소. 다정한 침묵. 책속의 고독. 비 오는 날 빗소리. 눈 오는 날의 적막, 안개 짙은 날의 음악. 햇살...
어느 지점에서 생각이 멈추면 그곳에서 헤어 나오기가 쉽지 않다.시퍼런 자국 하나 남겨야 직성이 풀리는 지랄 맞은 속내가 또 밤을 새운다.눈이 빠질 듯 시큼거린다.어리석다는 것은 알면서도 다시금 반복하는 것일 텐데어쩌자고 또 헤매는 꼴이라니...익숙해지지 않는 거.. 잔인하다.혼자 쓸데없는 잡념에 사로잡혀서 뱅뱅거리는 내가 참 못났다.도무지 접어지지가 않는다. 자려다 누운 침대로 갑자기 기어들어와서는..잊고 있었건만... 낼 출근해서... 하루가 길겠지..두 시간 후에는 출근준비해야 하는데... 뭐가 이렇담.. 채 두 시간은 잤을까. 꿈을 꾸다 화들짝 몸을 세운다.기억이 나지 않아 약은 오르지만 희미한 꿈의 잔상들이 달갑지 않아 애쓰지 않는다. 7시를 넘길 때 알람은 자고 있었고 아무튼 얼결에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