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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건 너의 Story...♡
금강 하구에서 시도 사랑과 안 되는 날에는 친구야 금강 하구에 가 보아라 강물이 어떻게 모여 꿈틀대며 흘러왔는지를 푸른 멍이 들도록 제 몸에다 채찍 휘둘러 얼마나 힘겨운 노동과 학습 끝에 스스로 깊어졌는지를 내 쓸쓸한 친구야 금강 하구둑 저녁에 알게 되리 이쪽도 저쪽도 없이 와와 하나로 ..
청진 여자 내가 사는 남쪽 나라 쓸쓸한 눈 내리면, 미군 없는 청진항에서 헌 자전거 한 대 빌어 타고 퍼붓는 눈발을 따라가서 어둠을 털어 내는 전등을 밝힌 집 백설기 같은 김이 하얗게 서린 유리문 열고 들어서면 갈탄 난로가 뜨거운 집 이름도 버리고 돈도 없이 왔노라고 내가 등 푸른 한 마리 정어..
땅 내게 땅이 있다면 거기에 나팔꽃을 심으리 때가 오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보랏빛 나팔소리가 내 귀를 즐겁게 하리 하늘 속으로 덩굴이 애쓰며 손을 내미는 것도 날마다 눈물 젖은 눈으로 바라보리 내게 땅이 있다면 내 아들에게는 한 평도 물려주지 않으리 다만 나팔꽃이 다 피었다 진 자리에 동그..
모항으로 가는 길 너, 문득 떠나고 싶을 때 있지? 마른 코딱지 같은 생활 따위 눈 딱 감고 떼어내고 말이야 비로소 여행이란, 인생의 쓴맛 본 자들이 떠나는 것이니까 세상이 우리를 내버렸다는 생각이 들 때 우리 스스로 세상을 한번쯤 내동댕이쳐 보는 거야 오른쪽 옆구리에 변산 앞바다를 끼고 모항..
도둑들 생각해 보면, 딱 한 번이었다 내 열 두어 살쯤에 기역자 손전등 들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푸석하고 컴컴해진 초가집 처마 속으로 잽싸게 손을 밀어 넣었던 적이 있었다 그날 밤 내 손끝에 닿던 물큰하고 뜨끈한 그것, 그게 잠자던 참새의 팔딱이는 심장이었는지, 깃털 속에 접어 둔 발가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