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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건 너의 Story...♡
도둑들 생각해 보면, 딱 한 번이었다 내 열 두어 살쯤에 기역자 손전등 들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푸석하고 컴컴해진 초가집 처마 속으로 잽싸게 손을 밀어 넣었던 적이 있었다 그날 밤 내 손끝에 닿던 물큰하고 뜨끈한 그것, 그게 잠자던 참새의 팔딱이는 심장이었는지, 깃털 속에 접어 둔 발가락..
나의 경제 구두를 신으면서 아내한테 차비 좀, 하면 만원을 준다 전주까지 왔다 갔다 하려면 시내버스가 210원 곱하기 4에다 더하기 직행버스비 870원 곱하기 2에다 더하기 점심 짜장면 한 그릇값 1,800원 하면 좀 남는다 나는 남는 돈으로 무얼 할까 생각하면서 벼랑 끝에 내몰린 나의 경제야, 아주 나지..
집 삶이 참 팍팍하다 여겨질 때, 손님 두어 사람만 와도 신발 벗어두는 곳이 좁아 신발들끼리 엎치락뒤치락 난장판일 때 어린 아들은 떼쓰며 울고 돈은 떨어져 술상 차리기도 곤란해지면 아내는 좀더 넓은 평수로 이사 갔으면 좋겠다고 쌀을 안치다가도 파를 다듬다가도 좀더 넓은 평수, 평수 하는데 ..
헛것을 기다리며 이제는 나를 사로잡고 있는 것이 그 무엇 무엇이 아니라 그 무엇 무엇도 아닌 헛것이라고, 써야겠다 고추잠자리 날아간 바지랑대 끝에 여전히 앉아 있던 고추잠자리와, 툇마루에서 하모니카를 불다가 여치가 된 외삼촌과, 문득 어둔 밤 저수지에 잉어 뛰던 소리와, 우주의 이마를 가..
사랑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매미는 아는 것이다 사랑이란, 이렇게 한사코 너의 옆에 붙어서 뜨겁게 우는 것임을 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매미는 우는 것이다 -안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