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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건 너의 Story...♡
이리중학교 어느 때묻지 않은 손이 닦아놓았나 유리창을 열면 군산선 화물열차가 바다에서 돌아오는 곳 운동장 앞으로는 목포 여수 서울로 호남선과 전라선이 달리는 곳 짓궂은 아이들이 그래서 기차길 옆 오막살이라 부르기도 하는 이리중학교, 꼭두새벽 도시락 싸서 나는 낡은 외투를 입고 출근하..
풍산국민학교 고 계집애 덧니 난 고 계집애랑 나랑 살았으면 하고 생각했었다 1학년 때부터 5학년 때까지 목조건물 삐걱이는 풍금소리에 감겨 자주 울던 아이들 장래에 대통령 되고 싶어하던 그 아이들은 키가 자랄수록 젖은 나무그늘을 찾아다니며 앉아 놀았지만 교실 앞 해바라기들은 가을이 되면 ..
금강 하구에서 시도 사랑과 안 되는 날에는 친구야 금강 하구에 가 보아라 강물이 어떻게 모여 꿈틀대며 흘러왔는지를 푸른 멍이 들도록 제 몸에다 채찍 휘둘러 얼마나 힘겨운 노동과 학습 끝에 스스로 깊어졌는지를 내 쓸쓸한 친구야 금강 하구둑 저녁에 알게 되리 이쪽도 저쪽도 없이 와와 하나로 ..
청진 여자 내가 사는 남쪽 나라 쓸쓸한 눈 내리면, 미군 없는 청진항에서 헌 자전거 한 대 빌어 타고 퍼붓는 눈발을 따라가서 어둠을 털어 내는 전등을 밝힌 집 백설기 같은 김이 하얗게 서린 유리문 열고 들어서면 갈탄 난로가 뜨거운 집 이름도 버리고 돈도 없이 왔노라고 내가 등 푸른 한 마리 정어..
땅 내게 땅이 있다면 거기에 나팔꽃을 심으리 때가 오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보랏빛 나팔소리가 내 귀를 즐겁게 하리 하늘 속으로 덩굴이 애쓰며 손을 내미는 것도 날마다 눈물 젖은 눈으로 바라보리 내게 땅이 있다면 내 아들에게는 한 평도 물려주지 않으리 다만 나팔꽃이 다 피었다 진 자리에 동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