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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건 너의 Story...♡
장미를 생각하며 / 이해인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내어 울면 나의 눈물에도 향기가 묻어날까 감당 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내 앓고 있을 때 나의 눈을 환히 밝혀주던 장미를 잊지 못하네 내가 물 주고 가꾼 시간들이 겹겹의 무늬로 익어 있는 꽃잎들 사이로 ..
어쩌다 신문을 보면 '숨은 그림 찾기'란 난이 나오지? 나무껍질 속에 연필이 숨어 있고 무성한 잎 속에 예쁜 소녀의 기도하는 손이 숨어 있기도 하지. 우리의 삶도 어쩌면 이 '숨은 그림 찾기'가 아닐까? 세상이라는 커다란 그림 속에 숨어 있는 귀한 보석들. 그것을 하나하나 찾아서 동그..
왠지 지쳐 있었다. 쌓이고 쌓인 혼잣말에도, 여름과 달리 새파란 하늘이며 아이들의 가느다란 다리를 보는 것에도, 단조로운 산책로를 걷는 것에도, 그 끝에서 기다리는 생활에도. 마른 바람이 불어와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린다. 봄에 자른 머리가 벌써 꽤 자라 있었다. 계절이든 몸이든 ..
산딸나무, 꽃 핀 아침 / 안도현 나무가 꽃을 피운다고? 아니다, 허공이 피운다 나무의 몸 속에 꽃이 들어 있었던 게 아니다 나무가 그 꽃을 애써 밀어올렸던 게 아니다 허공이 꽃을 품고 있었다 저것 좀 봐라, 햇볕한테도 아니고 바람한테도 아니고 나무가 허공한테 팔을 벌리고 숨겨둔 꽃 ..
곰국 / 신혜경 밤톨 같은 식구들 거느리고 살아가려면 버티는 힘 있어야지 가끔씩 찔러 주던 용돈 모아 큰맘 먹고 사 온 앞다리 하나, 잡뼈 한 소쿠리 우직한 무쇠 솥에 넣고서 정화수 같은 물 치성으로 채운다 묵혀 둔 아궁이에 장작 두엇 쌓아 놓고 눈물 땀물로 불을 지핀다 입김을 불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