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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건 너의 Story...♡
점심 먹으러 가는 길에 달콤한 향기가 걸음을 이끄는 라일락이 곱디곱게 피었더군요. 하염없이 바라보고 싶어서 어쩐대요. 꽃들은 앞다투는 법 없이 피고 지고 하지요. 그렇다고 특별한 의미를 갖지 않아 보이는데 꽃들에게 그렇냐고 묻는다면 그럼그럼!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사람은 여러 의미를 부여하며 살거든요. 그러면서 괴로워해요. 자연은 그저 피고 지고 할 뿐이에요..
커피물을 올리고 음악을 흐르게 하는 일은 출근 후에 자연스레 이어지는 일상이다. 좀 줄여야겠다던 다짐이 영 물 건너간 달달 봉지커피를 옆에 얌전히 앉혔다. 그나마 라면과 이별 후 다시 재회할 여지는 없어 보인다. 생각이야 나지만 끝이 불편해서 직원이 점심으로 컵라면을 먹자는 말에 절레절레 손을 흔들었다. 고등학생 동아리 활동하던 시절에 선배가 사 준 라면맛을 잊을 수 없다. 일요일은 첫새벽에 대구역부터 시작해서 동성로 거리를 청소봉사 후 대구초등학교에서 모임을 갖고 응원차 참석하신 선배들이 십시일반 돈을 거둬 후배들에게 라면을 사주는 것이 통상적이었다. 천정이 나지막하고 허름한 분식집은 선, 후배들의 열기로 후끈했다. 남학생들과 마주하며 먹는 기분이 묘하게 설레어서 눈이 마주칠까 봐 라면 그릇에 코를 박..
해가 길어진 퇴근 무렵은 하늘이 훤하다. 30분 정도 달려 해안도로 동네 초입에 들어서면 해가 눕기 시작하는데 노을이 드리워진 도시와 바다풍경이 아주 근사하게 버무려진다. 그럴 땐 속도를 줄인다. 천천히 맛보고 싶거든. 폰으로 동영상을 담는 날은 운전이 조심스럽지만 영 주체가 안되니 어쩔 수 없이 이 시각에 홀딱 넘어가는 날이 많다. 어제는 나만의 아지트가 생각이 났다. 일몰은 눈 깜박할 사이에 해를 데려가기 때문에 마음이 바빴다. 오래전 동네 면사무소 뒷길로 가다가 우연히 맞닥뜨린 장소인데 이런 근사한 곳이 있었구나 싶어 기록해 둔 기억을 꺼냈다. 그날은 가을이라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계절이었고 공항이 저 너머에 있어 유유히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따스하게 바라보았다. 해가 지면 돌아올 곳이 있다는 ..
햇살이 반짝 드는 둥 마는 둥 하다가 비가 내리고 희멀건 하늘이 열리기를 반복하는 주말. 노트북을 열자 바람이 든다. 나가볼까 하는 걸음은 비구름이 주저앉혔고 다소 회복되지 않은 몸상태가 거들었다. 건너편 아파트 화단에 있는 키가 높은 팝콘꽃이 오전과 다르게 제법 속도를 내며 터트리는 중이다. 보고 있으면 참 맛있는 봄은 착한 마음 한 뼘 넓혀주는 신통함으로 제 길을 내며 자란다. 내가 봄을 닮고 싶어 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나는 움츠린다. 이유는 부재중이다. 기다리지 않아도 될 봄을 조바심으로 고개를 내밀었고 분명 닮고 싶은 봄이건만 이런 이율배반이 또 없다. 하긴 물 위에 떠 있는 것이 마음이 아닌가. 고요히 흐르다 싶다가 출렁이고 직진의 방향을 우회로 돌리기도 하고 스스로 섬으로 찾아들기..
밤부터 몰아치던 비바람이 지금은 수그러들었네. 출근길에 차를 타기 전 이 비에 자동세차가 되겠군! 했다. 수건으로 좀 밀어주면 좋은데.. 몸상태가 엉망이고 또 출근이 급했다. 이렇게 비바람이 세찬 날에는 가끔 상상을 해.. 퐁퐁을 뿌리고 달리면 어떻게 될까.. 싶은. 만화에서나 그려질 상황이긴 하겠다. 와이퍼가 빨리 움직여서 좀 어지러웠다. 바람에 차체가 흔들려서 더 그랬나 봐. 출근해서 감잎차를 넉넉하게 태워 놓고.. 여태 앉아 있다. 궂은 날씨라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 발걸음이 고요하다. 나더러 좀 쉬라고 그러시는 건가.. 늘 오시던 어르신들도 오시지 않고.. "그래요.. 고마버요.." 이번 감기는 좀 오래 머문다. 방어선이 허물어진 듯.. 안 하던 콧물이... 까무룩 눈이 자꾸 감긴다. 내 아이가 감..